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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tos/Leica Q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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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노을에 떠오르는 그 시간은 흘러간다. 강물처럼- ​ 삶은.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도도하게 흐르는 강물처럼- 뒤에서 앞으로 흘러가는 시간 속에 우리가 있다. ​ 이 흐름은 감히 인간이 거스를 수 없는 장대한 힘을 품고 있다. 이러한 인과 속에 우리가 경험하는 기억들과 지나간 시간들을 되짚어 본다. ​ 즐거운 일들과 행복한 시간들이 있었다. 그리고 어떤 끝도 찾아와 나를 힘들게도 만들었다. ​ 하지만 이 모든 것도 고요한 바다 속에 하나 하나 담기게 되면- 잠잠하게 잠겨들기 마련이다. ​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 하나 소중한 시간들은 내가 원하기만 하면- 나에게 응답하고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다. ​ ​ 잊지 않아서 고맙다고, 다시 만나자고 속삭이고 있다. ​ ​ ​ ​ ​
흘러가는 강물처럼 물결치는 강 위에 떠 있었다. 아니- 지금도 우리는 흘러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 파묻혀 있다. ​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는 시간들이 켜켜이 쌓여 어느새 거대한 괴물이 되어 나를 내려다 본다. 그 속에는 나의 즐거움과 슬픔, 여러 감정들이 녹아있다. 그리고 나에게 묻는다. ​ '이렇게 쌓여 있는 "나"를 감당할 수 있는가' ​ 하지만 여기에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우리들은 그저 매순간에 최선을 다할뿐인데- 비록 최선이라고 할지라도 지나고 보면 아쉬움이 남을 뿐인 결과인 것을 말이다. ​ 그렇다고 할지라도 다시 돌이켜 보면- 그 순간에는 진심이었노라고 말 하고 싶다. ​ ​ 그래서 가끔 시간을 내어 지나간 기억들을 회상하며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그 당시에 정말로 그것이 최선이었는가. ​ 정성들여 살아가..
말라가는 계절 봄과 가을은 서로 대칭적인 계절인 것 같다. 봄이 새로운 생명력이 약동하는 계절이라면- ​ 가을은 여름의 열정이 식어가며 겨울로 넘어가는 계절이다. 날씨는 점점 시원해져가는 시기이기도 하다. ​ '지난 가을은 어땠을까' 떠올려보면 조금 힘든 기억들이 떠오른다. ​ ​ 내가 생각하는대로 풀리지 않았던 시간들. 그리고 하염없이 흘러갔던 날들이 떠오른다. ​ ​ ​ 기나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찾아오고 있다. 이 봄에는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하다가도- ​ 또 하나의 슬픔이 찾아올까- 알 수 없는 기다림이기도 하다.
우리가 가고 있는 곳 지금 나와 함께 걸어가고 있는 사람을 보라. 그 사람은 누구인가 ​ 매일 보는 친구일 수도 있고 부모님일 수도 있다. '나' 이외에 내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하나 하나 떠올려 본다. ​ 그리고 다시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을 찾아본다. 연락해서 답할 수 있는 존재가 누굴까 ​ ​ 서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은? ​ ​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연락해서 서로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친구가 있는 것만으로도 안도한다.
어디로 가는가 한번, 또는 그 이상 우리는 길을 걷다 문득 멈추어 서곤 한다. ​ ​ 내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은 맞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면서 ​ ​ 그리고 내가 지나온 길을 다시 돌아보며 생각을 정리한다. 다시 길을 걸어나갈 앞으로의 나를 바라본다. ​ ​ 잠시 후, 또는 그 이후에도 내가 가는 길은 밝혀져 있는가. ​ 어두워지는 길 밝아지는 길 ​ 그 중간 어디즘 위치해 있는가.
동생과 함께한 하루 시간은 정말 매순간 빠르게 지나간다. 동생과 함께 떠났던 여행에 대한 기억들은 가끔 추억이 되어 떠오르곤 한다. ​ 동생과 많은 시간을 공유하진 않지만- 가끔 둘만의 대화를 나누며 교류하는 시간이 있다. 형제라곤 하지만 각자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며 조금씩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 ​ 그러다 잠깐씩 여유를 가지고 서로 이야기 하다보면.. 특별히 새로운 것은 없지만 재미있었던 일들을 꺼내보곤 한다. ​ 특히 여행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간섭 없이- 둘만의 공간이 주어지기에 서로에 대한 존중과 관심을 기울인다. ​ ​ 또.. 언젠가의 시간이 가끔 기다려진다. ​ ​ ​
긴 겨울의 시간 겨울이 끝나가는 시점에- 이 시간이 시작되었던 시간을 떠올려 본다. ​ 까만 밤이 길게 이어지고 있던 날 새벽에 집을 나섰다. 별빛조차 보이지 않던 도시를 벗어나 동쪽을 향해 길을 재촉했다. 그러다 잠시 들린 곳에 멈추어서 하늘을 올려다 보니... 반짝 반짝 빛나는 별들이 어느새 천장에 박혀있었다. ​ 잠시간의 감탄을 뒤로 하고 다시 목적지를 향해 서둘러 갔다. 새벽에 간신히 도착한 곳에서 바삐 산을 오르던 중 아침 해가 수평선 너머에서 올라오려 하고 있었다. 희미하지만 지글거리는 빨간 빛이 올라오는 모양을 하더라. ​ 산을 거의 다 올랐을 즘- 이미 아침 해도 수평선 위로 올라와 그 강렬한 모습을 이 땅 위에 퍼트리고 있었다. ​ ​ 그리고 그 빛을 받는 울산바위는 웅장한 모습이었지만, 또 앙증맞은 모..
하늘 아래 새벽의 어두웠던 시간을 뚫고- 하늘 아래 섰다. ​ 내 머리 위로는 까만 하늘이 아침해에 밀려나고 있었다. 그리고 노랗고 빠알간 해가 수평선 위로 몸을 드러내고 있었다. ​ 시선을 아래로 내려 주변을 돌아보니... 바위로 된 바닥에 뿌리 내린 작은 덤불들과 소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이 생명들은 어느 시간 속에서 잉태되어 지금에 이르렀을까. ​ 차가웠던 새벽의 시간 속에 함께하며- 나에게 말을 건넨다. ​ ​ '나' 또한 어느 시간에서 부터 지금 이 순간에 이르렀냐고, 그에 대한 답은 '언제나 그렇듯이' 라고 한다.
내려다 본다. 다소 높은 고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 편안한 마음이 든다. ​ 땅 위에 있는 것들이 작게, 아주 작게 보이는 광경이 아름답기도 하다. 그리고 내려다 보는 시선이 왠지 나를 충만하게 해준다. 더군다나 해가 떠오르는 새벽에 산 위에 있다는 것은 또 다른 감동을 주게 된다. ​ 이 땅이 자전을 하며 밤과 낮이 뒤바뀌는 자연 현상에서- 어두운 밤 하늘 아래 산에 올라 저 멀리 수평선을 응시했다. ​ 그리고 때가 되어 아침 해가 올라올 때에도 난 태양보다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 ​ ​ 위에서 아래를 굽어살피는 느낌이 이러할까 상상해 본다. ​ 절대자가 아니더라도, 별빛이 총총한 어두운 밤에 산에 올라보자. 그리고 잠시 기다려 밝아오는 시간을 기다려 보면- ​ 나와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의 아침 매일 매일 반복되는 하루지만- ​ 각기 다른 의미가 있다. 어제와 같은 오늘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말 그러한가? ​ 아무리 똑같은 패턴이라고 할지라도 그날의 기분도 다르고 식사한 시간도 조금씩 다르다. 대략적으로는 공통된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알게 모르게 다른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 ​ ​ 가끔 마주하게 되는 아침 일출도 똑같을 수 없겠지. 오늘 마주한 아침은 어쩌면 오래 전부터 이어온 오늘일 수도 있다. ​ 내가 걸어온 길. 내 삶의 여정 중에서 마주한, 단 하나의 특별한 순간일지니 ​ ​ 오늘 하루도 행복하게 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