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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tos/Leica Q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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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나무 길 아침 일출을 받아 빨갛게 달아오르는 가시나무 사이를 걸었다. 매우 건조한 대기와 나뭇가지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지만 아침 햇살이 따스하게 스며들었다. 차가운 공기가 얼굴에 내려앉아도- ​ 나는 조금씩 길을 따라 올라갔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차분한 호흡을 들이마시고 내쉬었다. ​ ​ 입김이 훅- 하고 나왔지만 금방 차가운 공기와 마주하며 슬그머니 사라지더라. ​ ​ 잠깐 바람이 불 때면 나무들 사이로 바람길이 생겨 외투를 흔들었다. 그러면 동시에 나는 옷깃을 여미며 조금의 찬 공기도 품에 들어오지 않도록 막았다. ​ 조금이라도 찬 바람이 느껴지면- 더욱 마음이 시릴 것만 같아서... ​ ​ ​ ​
어느 일출 산에서 보는 일출은 어떨까. 오르는 산마다 다른 느낌이겠지만 겨울이 다 되어- 산에 올랐다. 새벽에 해가 뜨지 않은 산은 매우 어두워서 헤드랜턴이 필수였다. ​ 시선이 향하는 방향으로 빛을 비추며 오르다보니 금방 하늘이 밝아오기 시작했다. 목표했던 곳에 다다르기 직전 해가 떠오르기 시작해 세상에 빛을 뿌린다. ​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그 아침 햇살은 빨갛게 빛을 내며 세상에 얼굴을 내 비춘다. ​ ​ 가시 나무 사이로 보이는 아침 해는 그 존재감이 강렬했다. 어디서든 그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말하는 듯 하다. ​ ​ 해와 같이 나도 어디에 있든 내 존재감을 이 세상에 발해본다.
단단함 단단한 바위 산을 본 적이 있는가. ​ 멀리서 바라보면 산이 바위 그 자체로 서 있는 모습을 보면 장대함을 느끼게 된다. 서울에 위치한 안산. 그 바위 산에 듬성 듬성 피어난 소나무들은 강력한 생명력을 뽐낸다. ​ ​ 돌산에 올라 아래를 바라보면서 느끼는 감상과 멀리 떨어져서 바라보는 감상이 왜 이렇게 다른지- 오늘은 특히나 이 바위 산이 주는 '단단함'을 내 마음에 가져온다. ​ 나보다 힘든 사람들은 무수히 많겠지만- 우선 나에게는 '내가' 가장 최우선 순위가 아니겠는가. 내가 여유가 있어야 주위를 둘러볼 수 있으니까 ​ 인생을 살아가면서 저 바위 산처럼 단단함 마음을 가지고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나도 거대하게 커져서 당당하게 세상을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한 점을 향해 삶을 살아가다 보면- 한 점에 집중할 때가 있습니다. 시험을 준비하거나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있을 때 등이 있죠. ​ 누구나 한번씩은 경험해 보았겠지만- 이런 경우에는 그 목표에 전념하기 때문에 주변이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 그리고 마침내 그 목표를 달성했을 때 느껴지는 성취감과 해방감은 짜릿하기 마련이죠. ​ ​ ​ 이제 새로운 과제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이미 그 과정 중에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인데요. ​ 간절히 염원하는 그 지점을 향해 이제 한 걸음 나아갑니다. ​ ​ Do, or do not. (There is no try.) 반드시 달성할 것입니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 ​ 그때 하늘에서 내려온 은은한 빛이 당신을 비출지도 모른다. 이 빛은 포근히 내려앉아 몸을 감쌀뿐이지만- 거기엔 차분한 위로가 담겨 있다. ​ 주변을 둘러봐도 고요하게 가라앉은 침묵뿐이던 도로에 서서 가만히 그 시간을 느껴본다. ​ ​ ​ 순간 순간 상념들이 스쳐지나가고 고민과 번뇌가 출렁이지만, 언제나 그렇듯 다시 밑바닥으로 침잔해간다. ​ 그렇게 가만히 내면을 들여다보다 보면 내 감정이 어떠한지 알 수 있다.
가야할 길 한 걸음, 한 걸음 걸음을 옮긴다. 잠시 멈춰서서 호흡을 가눌 때가 있을지언정 나는 멈추지 않는다. ​ 다른 사람들이 뭐라해도 내가 가야할 길은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다. 감히 누가 나에게 뭐라고 하는가. 그들은 나의 극히 일부분만 보고 나를 가늠하려 드는데- ​ 내가 보기엔 우습기만 할 따름이다. ​ ​ 최대한 그들의 눈높이에서 봐주고 있다는 걸 알까? 왜 다른 이들은 나와 같은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지 못하는 걸까? ​ 내가 갇힌 프레임 안에서 생각한다고 보는가. ​ ​ 항상 나는 스스로를 돌아보고 경계한다. 내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건 아닌지... 내가 보지 못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다양한 각도에서 조망하고 두드려 본다. ​ ​ 사실... 남들이 뭐라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지만- ​ 내가 ..
2년 전 가을 가을은 참 마음이 가라앉는 계절인 것 같다. 9월생인 나는 가을이 좋기도 하지만- 이 계절에는 마음이 흔들리는 일이 종종 생긴다. ​ 그 이유는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새로운 계절로 접어드는 틈이라 그런 것일지도 모르지. ​ 빨갛게 물들어가는 가을을 보고 있노라면, 그 뜨거운 마음이 내 안에도 피어나 점점이 물들이곤 한다. ​ ​ 그러다 시원한 바람이라도 불어오면 다시 그 마음을 비워낼 수 있겠다. ​ 마음은 채우고 비우고를 반복하는 물레니까
지난 날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산다.' ​ 이런 비슷한 말들이 있죠. 우리는 살아가면서 지나간 시간들 속에 녹아있는 기억들을 되돌아보며 추억하곤 합니다. ​ 그 추억들이 아름다운 시간이었건 슬펐던 기억들까지도요. 인간이라면 희노애락이라는 순간들과 오욕칠정에 희둘리기 마련인 것 같습니다. 그러면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죠. ​ 모든 것은 마음 가는대로 흘러가게 두는 것이 좋을텐데-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 ​ 매 순간 순간에 충실하다보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그려봅니다. 나 홀로 행복하기란, 참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
보라빛 연꽃 탁하게 흐려진 세상 속에서도 아름다운 꽃은 빛나기 마련이다. ​ ​ 여러 어려움들로 가득한 현실 속에서 본연의 가치를 간직할 수 있는 이들은 얼마나 되는가. 갖가지 방해들이 침범해 와서 원래 의지를 흐리게 만드는 세상 속에서 끝까지 지킬 수 있을까. ​ 우리가 살아가면서 그런 고민들이 간혹 생겨난다. ​ ​ 하지만, 이 삶을 진행해 감에 있어 자신만의 강한 신념과 믿음 그리고 확신이 있다면 외부에서 자극하는 그 모든 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으랴. ​ 불꽃과 같이 활 활 타오르는 내 의지에는 손 쉽게 타들어가는 먼지에 불과할지니- ​ 모든 것은 다 '나'의 뜻대로 될 지어다. ​ ​ ​
한적한 오후 맑은 하늘 아래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키가 작은 억새는 군집을 이루어 바람에 조용히 흔들립니다. 바람에 찰랑이는 억새를 통과해 산란하는 햇빛은 더 잘게 쪼개져 부드러운 빛으로 나뉘어지는 것 같습니다. ​ 가을을 걷다 보면 그 햇살과 바람, 공기까지 모든 것이 평온하기만 합니다. ​ 짧은 해가 지는 시간조차 아쉬워 그림자를 따라가 보지만- 금방 등 뒤로 어둠이 짙게 쫓아오고 있습니다. ​ ​ 이 어둠이 몸을 길게 누이며 땅바닥을 점령하고 나면 겨울이 오겠죠. 지나간 계절을 삼키며 다가오는 이 시간이 손을 간질거립니다. ​ 그렇다고 할지라도 지나간 시간들은 그대로 남아 종종 떠오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