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조금씩 시간을 걷다 보면 어느새 계절이 지나쳐 간다.
무척 더웠던 여름이 한순간에 끝나고,
가을도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또 긴 겨울이 시작되었다.
겨울 전에 있었던 짧은 가을은 그 여운만 남아서 나에게 말을 건다.
지난 시간은 어떠했냐고,
묻는 그 가을에 '이번에도 별일 없었어.' 라고 대답한다.
어찌보면 무난히, 그리고 조용히 삶을 살았지만-
어떻게 보면 특별한 일 없이 너무 무미건조하게 시간만 지나버린 건 아닌지 살짝 걱정되기도 한다.
언젠가 피어날 때가 올 것이라고 기대하며 그 날을 위해 최대한 기운을 모은다.
화려하게 인생을 수 놓을 날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