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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어물 여수 수산시장에 도착해 실내에서 살아있는 생선들과 하모를 보고 나왔습니다. 바깥에는 바싹 마른 건어물들이 가판대에 누워있더군요. 어떤 생선은 반으로 갈라져- 속을 훤히 내보이고 있고요, 다른 생선은 생전 모습 그대로 건조되어 누워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습니다. 저마다의 살아온 시간을 뒤로하고 지금은 그 이후- 정지된 시간을 보내고 있네요. 우리가 바라보는 그 시간은 상대방의 이미 지나가버린 모습을 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시간을 되감아보면 가만히 누워있던 생선들이 다시 숨쉬며 바다 속을 자유로이 헤엄치던 순간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만히 바라보며 그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더운 여름의 여수에서 시장에 들러 여러 사람들과 해산물의 모습을 보고 왔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현재의 시간이 흐르고 있..
바다 위에 해수욕장에서 아침을 맞이하며 바라본 바다에는 배 한척이 떠 있었습니다. 사람이 있는지- 알 수 없지만 그저 조용할 따름이었죠. 그러면서 문득 저 배는 어업을 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지난 밤새 여기에 떠 있던 것일까하는 궁금증이 생겼어요. 영화를 보다 보면 그런 경우도 있잖아요? 하룻밤 또는 그 이상 바다에 나가 있는 배들이요. 물론 해수욕장에서 보이는 배는 무척 가까워서- 아침부터 있던 이유를 가늠할 수 없었습니다. '지난 밤 오징어를 잡고 잠시 쉬는 것일까?' 이날 따라 더 고요하게만 느껴지는 수평선에서 머릿속의 상상은 그 몸집을 불려 나가기만 하였습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어느- 하나의 대상 물체가 눈에 들어오면 거기에 몰입되는 재미가 있어요. 오늘도 이런 상상을 기대하며 나서 봅니다.
물안개 낀 수평선 가만히 앉아서 바다 멀리 저- 끝을 보았습니다. 아침에 자욱하게 낀 바다 안개가 그 위를 뒤덮고 있었죠. 그런데 흐릿하게 드러난 해가 빛을 바다 위로 쏟아내는 순간. 철썩이던 바다가 잔잔해지고 고요한 침묵이 찾아왔습니다. 이어 불어온 바람에 정신이 들었네요. 그 순간 무슨 생각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았지만- 그저 바라만 보는 것으로도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흐린 날씨에 어둑했던 아침이지만 아침 해가 바다 위로 내리던 그 빛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조용히 일렁이는 물결에 부서지는 빛 가루들이 그 주변으로 퍼져 가는 모습을 다시 떠올려 봅니다. 일견 몽환적인 그 순간이, 큰 바다를 한 폭의 그림으로 남겼습니다. 그리고 그 그림을 담아와 가끔 들여다 보곤 합니다.
바닷가 들꽃 바닷가를 따라서 조용히 걷다보니 어느 이름 모를 언덕까지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언덕에는 들꽃들이 가득했어요. 뜻밖의 환대에 감동의 물결이 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바닷가라 소금기를 머문 바람이 수시로 불텐데... 이 아이들은 어떻게 이렇게 찬란하게 피어 나를 반겨주는 것일까?' 라고요. 분명 땅의 흙에도 소금기가 조금은 녹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강인한 생명력을 보이는 것을 바라보면 신기하다는 감정이 먼저 들죠. 그러면서- 과연. 우리들도 험난한 이 세상에 내던져 있는데... 힘들다고 투정부리고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이 세상이 힘들고 지칠게 할 때면, 여행지에서 만났던 들꽃을 떠올려보려 합니다. 이 아이들처럼 나도 씩씩하게 이겨내고 ..
파도소리 가끔 방문하는 속초에는 종종 가는 곳이 있습니다. 그곳은 산책하기에 아주 좋아요. 바닷가를 따라 나 있는 산책로가 마음을 편안하게 합니다. 걷다 보면 파도소리가 철썩 철썩- 들리거든요. 그래서 잠시 멈추어 서서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나가보면 바위에 파도가 부서지고 있었습니다. 멀리서부터 밀려온 바닷물이 작은 파도가 되어 여기까지 다다르는 과정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언제부터 시작해서 드디어 끝이난 것일까요. 처음부터 시작이 있었던 것인지- 이게 끝은 아닐 것입니다. 항상 존재해왔던 바다를 산책하며 느끼는 기분은- 왔다 갔다하는 저 파도처럼 다양한 생각을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이제 다시 산책로를 따라 길을 나섭니다. 언젠가 다시 마주할 이곳을 남겨두고요.
모래 발자국 바닷가하면 떠오르는 것 중에 하나가 모래사장입니다. 해변가에 펼쳐진 고운 모래가 떠오르네요. 한번은 모래사장을 산책하다가 신기한 발자국을 발견했습니다. 일렬로 이어진 갈매기 발자국일까요? 새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지만- 사람 같은 경우에는 한 걸음, 한 걸음 좌우로 조금씩 떨어져서 발자국이 남잖아요? 그런데 모래에 남은 발자국은 한 발로 '총총총' 뛴 것 같은 느낌을 주네요. 마치 바퀴가 굴러간것 처럼 보폭이 좁았습니다. 어떻게 걸어갔을지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만들었죠. 이외에도 모래사장에는 여러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아이들이 만들고 떠난 모래 언덕과 파여져 있는 웅덩이 같은 모습들, 바다에서 밀려 올라온 조개껍질과 해초류들도 있죠. 어떻게 보면 다양한 흔적들이 복잡하게 섞여있는 듯한 기분도 잠시..
길에서 만난 강아지 혼자 여행을 떠난 곳에서 만난 강아지 하나- 새벽에 주차장 한구석에서 슬금 슬금 다가온 아이는 먹을 것 있냐며 빤히 쳐다보았다. 조금 옆으로 자리를 옮기면 따라오는 녀석이 조금은 안쓰러웠지만 가만히 바라보며 걸음을 옮겼다. 이내 익숙한듯 다시 사라지는 강아지는 성숙한듯 하면서 또 어린 순수한 느낌을 남겼습니다. 자주 여행을 떠나지 않는 저에게 다가온 길 강아지는 새로운 감상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아직 어린녀석이라 그런지 귀엽기도 했고요. 안쓰러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모르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관심을 가지고 다가오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했죠. 물론 이미 길거리 생활을 오래한 들개들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상당히 많아진 것 같습니다. 또 하나의 가족인 만큼, 사랑으로..
보랏빛 하늘 필터를 적용한 보랏빛 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또 다른 동화속 세상으로 인도하는 것만 같습니다. 일상적이지 않은 특별한 모습은 우리에게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가끔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상상하는 시간을 갖을 때가 있나요? 저는 혼자 조용히 있을 때, 자기 전과 같은 시간들 속에서 가끔 공상을 하곤 합니다. 현실에 나타나지 않은 것들을 이미지로 떠올려 보곤 하죠. 그러면 신기한 세상과 재미있는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주로 생각하는 하는 모습은 아니지만 '보랏빛 하늘' 또한 특이한 경우에 속해 여러 이미지들을 만들어내었습니다. 어렸을 때는 이렇게 여러 상상을 하며 자신만의 생각들을 머릿속에 띄우곤 했었죠. 점차 자라나며 그런 시간들이 줄어들어- 성인이 되고 난 다음에는 언제가 마지막이었는..
새벽 구름 아침이 오기전 새벽에 나가- 가만히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가로등 위로 펼쳐진 구름의 바다가 신비롭게 깔려있었다. ​ 이제 아침 해가 떠오르는 시간- 수평선을 타고 온 햇빛이 구름을 은은하게 비추었다. 어떻게 보면 실크와 같은 느낌을 주는 매끄럽고 영롱한 빛깔이 구름을 감싸 안았다. ​ 날은 흐렸지만- 그 아름답게 흐린 하늘이 새로운 날이었습니다. 바닷가의 하늘이었습니다. 바다도 그 깊이를 알 수 없고 매 순간 바뀌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하늘 또한 매일 매시간 바뀌어 항상 새로운 얼굴을 나타내는 것이 매력적이네요. ​ 산과 바다. 산에 가면 산이 좋고 바다에 가면 바닷가의 여러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둘 중 하나를 꼽을 수 있을까요.
구름 가득한 아침바다 속초는 서울에서 아침 일찍 출발하면 2시간 조금 더 걸려 도착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영금정은 속초의 대표적인 명소 중 하나이죠. 하루는 영금정에서의 일출을 보려고 새벽에 출발했어요. 그런데 일기예보를 확인하지 않고 떠난 것이 저의 실수였죠. 도착해서 1시간 정도를 기다려 오전 7시가 조금 넘었을 때 날은 밝아왔지만 하늘에는 구름이 한 가득이었습니다. 영금정이 보이는 주차장에서 서성이며 아쉬운 마음으로 구름이 거짓말 같이 사라지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잠시 품었습니다. 조용히 철썩이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구름 가득한 영금정을 눈에 조용히 담았습니다. 또 어떻게 생각을 해보면 맑은 날이 아니라고 해도, 또 이런 날의 풍경을 기억에 담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인정했습니다. 원하는 프레임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