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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기종기 모여 하루는 '아침고요수목원'에 방문한 날이었죠. 그때는 여름에서 막 가을로 넘어가던 시기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인지 약간은 서늘한 아침 기온과 함께 상쾌함 가득한 아침이었어요. ​ 수목원의 아침은 약간 축축한 흙냄새가 가득했던 것 같습니다. 새벽 동안 내려앉은 수분들이 땅과 식물, 그리고 꽃들을 흠뻑 적셔놓았죠. 그리고 해가 뜨는 아침에는 이들의 호흡으로 수분 가득한 정원이 우리를 맞이했습니다. ​ 조용히 산책하며 한걸음 한걸음 옮길 때 한구석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꽃들이 편안하게 다가옵니다. 작은 꽃들이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간직하며, 누군가- 알아봐주길 기다렸던 것 같아요. ​ 가만히 호흡을 가누며 잠시 마음에 품어봅니다.
미세먼지 아침에 일어났을 때 매우 흐려보여- 검색해본 미세먼지. 고농도의 미세먼지로 시작하는 아침은 약간 우울한 것 같습니다. 그만큼 우리 삶에 대기질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목도 칼칼하고 눈도 금방 뻑뻑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런 날에는 보건용 마스크가 필수죠. 그리고 가급적 외출은 삼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집밖은 위험해!'를 속으로 외치는 날씨. 동시에 맑은 하늘을 떠올리며- 오늘 하루가 얼른 지나가길 바랍니다. 따뜻한 차를 책상 위로 가져옵니다.
여름 수국 여름이 찾아오기 시작하면 피어나는 수국을 아시나요? 우리가 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잎이라는 것도 알고 계셨나요. 사실 수국의 꽃은 상당히 작다고 합니다. ​ 자세히 들여다 보아야 제대로 확인할 수 있죠. 하지만 신기하게 꽃 주위 잎들이 화려한 색상을 품고 있어 시선을 사로잡곤 합니다. ​ 처음 수국을 인지했던 시간은 제주도였습니다. 차를 몰고 한적한 거리를 지나다가 수국 밭을 발견하고 참 예쁘다고 생각했었죠. 그때는 잎이 꽃잎인줄 알았습니다. ​ 그리고 시간이 지나 또 하나의 여름 속에서 비온 뒤 빗물을 머금고 있는 진한 분홍색의 수국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토양의 성질에 따라 잎 색상이 달라진다고 들었던 것 같아요. ​ 다시 돌아올 수국을 기대해 봅니다.
비가 내린 후 여름에는 비가오는 날이 많습니다. 무덥기만해서는 점점 지쳐가죠. 하지만 이렇게 비가 종종 오고나면 아침 저녁으로는 시원해지고 식물들은 물을 흠뻑 마실 수 있습니다. 비 맞은 나뭇잎은 그 전보다 더 반짝이며 광택이 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조금 맺혀있는 물방울은 빛을 받을때마다 은은한 초록빛을 발합니다. 그곁을 지나갈 때면 촉촉하게 젖은 숲의 냄새가 머릿속을 상쾌하게 만들어줍니다. 땅의 젖은 흙 냄새도 한결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여름에 내리는 비는 이 계절에만 느낄 수 있는 정취를 선물합니다. 이 또한 여름의 행복입니다.
붉은 벽 여름 한 가온데- 비 내린 직후 벽에는 덩쿨식물이 붉게 번졌습니다. 벽을 타고 올라온 붉은 잎들이 화려하게 한면을 덮었네요. 잎들 사이로 보이는 벽의 원래 색상과 진한 갈색이 어우러져 이 시간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촉촉하게 젖은 잎은 더욱 시선을 사로잡는 매력을 발산합니다. 빨려들어갈 것 같은 진한 다홍색에 가까이 다가가 호흡을 느껴봅니다. 축축면서 서늘한 숨을 내쉬는 벽 앞에 서서 신선한 공기를 들이켜보았습니다. 아침에 조금 남은 피로가 씻겨나가고 새로운 활력이 가득 차는 것이 느껴지네요. 여름 아침의 시원한 붉은 벽은 해마다 다시 찾아와 우릴 기다리고 있습니다.
흔적 산책하다 보면 간혹 이렇게 물건이 자리에 남아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번에는 '야구공' 하나가 땅에 떨어져 있네요. 흙먼지를 가득 안고 말이죠. 언제, 누가 가지고 있던 공일까요. '어쩌다가 원주인은 가버리고 혼자 남게 된 걸까?' 라고 생각해봅니다. 운동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며 활동한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아이들부터 청소년, 성인들까지 축구도 하며 뛰어놀던 장소이기에 많은 흔적들이 뒤로 남겨지는 것 같아요. 지금도 이렇게 산책하며 운동장을 잠시 들러보면 지나간 추억들이 조금씩 떠오르네요.
오후 햇살 날이 좋아서 잠시 걸으러 나갔습니다. 선선한 바람과 적당한 기온이 기분을 참 좋게 해주네요. 조금씩 길을 걷다 보니 드넓게 펼쳐진 잔디가 반겨주었습니다. 잔디 위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그 위로 고개를 내민 햇살이 참 포근했습니다. 하늘에는 구름도 두툼하게 깔려서 마치 침대 위에 있는 느낌도 주더라고요. 오후 햇살을 받으며 잔디를 사박- 사박 걸어서 이 순간을 만끽해봅니다. 다른 생각들이 사라지고 발에서 느껴지는 감촉과 피부를 타고 오는 대기가 마음을 기분좋게 풀어주었습니다.
아침 일출 도시에서 바라보는 아침 일출도 여러 모습이 있습니다. 가장 자주 보는 시간은 집에서 일어났을 때인 것 같아요. ​ 조금만 늦어도 해는 이미 하늘에 올라가기 마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야만 볼 수 있는 찰나의 순간이죠. 하지만 이 순간을 포착하게 되면 그 감동은 그날의 활력소가 되는 것 같습니다. ​ 지평선. 저 멀리- 땅끝에서부터 천천히, 하지만 빠른 속도로 올라오는 태양은 볼때마다 신기하기만 한 것 같습니다. 조금씩 머리를 들어올려서 완전히 동그란 모습이 되기까지는 단 몇 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 하지만 그 여명의 시간은 참 따뜻한 감성에 빠지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 오늘도 그 시간을 음미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창 틈. 아침 바라보기 하루의 모든 시간은 마법과 같지만- 아침 시간은 또 다른 신비를 품고 있습니다. 어두웠던 밤을 밀어내며 찾아오는 아침 햇살은 무척 신기합니다. ​ 저 멀리- 해가 모습을 드러내기도 전에 아스라히 밝아오는 하늘과 빛을 먼저 느낄 수 있습니다. ​ 그러면서 그라데이션처럼 조금씩 짙어지는 아침 농도가 붉게 타오르기 시작합니다. 완연히 모습을 드러내기 직전인 아침 새벽의 하늘은 분홍빛을 띄며 수줍게 인사 건네는 것만 같아요. ​ 여러 프레임으로 아침을 감상할 수 있지만- 비좁은 창 틈으로 보는 아침도 소소한 감동을 줍니다.
조기 수산시장에서 발견한 조기. 조기는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자주 구워주시던 생선이다. 고소하면서도 짭짤한 조기는 갓 지은 따뜻한 쌀밥 위에 올려서 먹으면- 밥 한공기도 금방 비울 수 있는 반찬입니다. 식당에서는 조기구이와 함께 녹차물과 말아먹는 메뉴도 있죠. 그만큼 전통적인 한국 음식 중에서 손꼽히는 식사가 아닌가 합니다. 그런 조기들이 가판대 위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모습을 보니까- 저도 모르게 침이 나오는 것을 느낍니다. 시장에는 조기의 유혹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어종들도 우리는 반겨주네요? 조기와 다른 생선들을 조금씩 담아봅니다. 곧 식탁 위에 맛있는 반찬으로 다시 만날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