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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오후 강화도는 서울 근처에 있어 접근하기가 좋은 곳입니다. 하지만 주말에 가면 들어가고 나오는데 상당 시간이 소요되기도 합니다.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강화도에 사진을 찍으러 갔습니다. 여러 명소들을 다니다 보문사에 방문하게 되었죠. 보문사는 상당한 경사를 자랑하지만 오르는 길이 길지 않아서 1시간 정도면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보문사 계단을 하나 하나 오르다 보면 저 멀리- 바다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오른 시간에는 썰물 때라 그런지 물이 다 빠져서 갯벌만 드러나 있었어요. 그리고 갯벌이 반사하는 구름 속 햇빛은 참 몽환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전체적으로 우윳빛 섞인 뽀얀 느낌으로 남아있습니다.
저물다 하루가 끝나가는 시간입니다. 해가 저무는 시간이죠. 마법과 같은 이 순간을 누구나 경험해 보셨을 것 같습니다. 길지만 짧았던, 혹은 그 반대였던 하루가 마침내 끝나가고 있습니다. ​ 우리의 삶에서도 이런 순간들이 연속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열심히 노력했던 일들이나 사람들 간의 관계에 있어서도요. ​ 굉장히 즐거워서 순식간에 지나가버려 어느새 하루를 마감해야만 했던 시간. 너무 힘들어서 하루가 끝날 것 같지 않았지만- 마침내 찾아온 시간. ​ 아침 일출은 새로운 시작을 대비하고, 해가 저무는 저녁은 일련의 과정을 잠시 마무리하는 때입니다. ​ 그 모든 시간들은 개인이 쌓아온 소중한 시간들이라 생각합니다. 아무리 힘들다고 할지라도-
늦은 오후 길을 걷다 잠시 멈춰 섰어요. 햇살이 넘어가며 눈앞에서 부서지는 광경을 바라보며 눈을 감았습니다. ​ 그림자와 함께 햇볕을 받으며 쓸쓸해지는 공기를 느꼈죠. 과연. 옆에는 아무도 없고 앞에는 멀어져 가는 사람들만 보이네요. ​ 같이 가자고 말하고 싶지만 입도 막혀버리고 걸음도 떨어지지 않아 너무 슬픈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걷는 이 길은 고독과 함께하는 길이니까- 아픈 마음을 참고 천천히 걸음을 하나 옮겨 봅니다. ​ 금방 괜찮아질거라 믿고요.
섬진강 우리나라에는 산도 많고 강도 많습니다. 섬진강은 그중에서 전라남도 광양쪽에 흐르는 강인데요. 몇년 전 동생 일로 광양 매화마을에 다녀오며 찾게 되었습니다. ​ 섬진강가에 주차하고 모래 위를 걸으며 강 가까이 다가가 보았습니다. 한적한 분위기 속에 강물만 고요히 흐르더군요. 당시 계절은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던 시기라 약간은 후덥지근한 공기가 머리를 내리눌렀습니다. ​ 섬진강을 에워싸고 있는 산세가 강의 기운을 더 강하게 북돋아주는 것 같았습니다. 아무도 없는 강가는 조용히 사색하기에 좋더군요.
가을 물결 여름 지나- 가을이 찾아오는 시기에... 어느 산을 찾았던 날이었습니다. 약간의 경사를 오르며 마주한 시냇물 위에 낙옆들이 동동 떠 있었습니다. 잔잔한 물결과 함께 일렁이는 낙옆들은 모였다가- 흩어지며, 마치 춤추는 것과 같았어요. 산을 오르며 후끈하게 달아올랐던 체온도 식히며 멍하니 구경했습니다. 낙옆 옆으로도 햇살이 물결에 부서지며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리고 그 위로 나무 가지의 그림자도 내려앉더군요. 살랑이는 숲속 바람을 안고 다시 일어서 발걸음을 옮깁니다. 깨끗했던 그 물과 같이 정화된 마음을 가지고요.
저녁 어스름 저녁 어스름. 저녁에서 밤으로 넘어가는 그 중간 즘- 이 시간은 언제 보아도 신비한 순간입니다. 해가 넘어가며 아스라이 번져가는 그 빛과 몰려오는 어둠이 뒤섞이고 있죠. 그와 동시에 지상에는 불빛들이 피어나며 밤을 수놓기 시작합니다. 여러 시간들과 모습들이 공존하는 장면을 사랑합니다. 매우 짧은 시간이기에 더 소중하고 아름답습니다. 이런 이미지의 시간과 공간을 몇개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나 하나 다시 꺼내볼 때면 마음이 훨씬 편안해지는 것이 느껴지네요. 이 저녁 어스름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요즘 광고에도 나오는 카피라이트가 있죠. "일상에 쉼" 많이 들어보셨을 거에요. 하루 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중간 중간 쉬어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휴식 없이 달리다보면 너무 지쳐서 한동안 아무것도 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죠. 흔히 아는 '번-아웃' 상태에 빠지기 때문에 회복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하지만 평소에 조금씩 쉬는 시간을 가지면 꾸준하게 일상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객관적으로 현재 컨디션을 확인하곤 합니다. 사람들마다 개개인의 체력과 기분이 다르기에- 본인만의 리듬을 알아두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혹시 지금 좀 피곤하진 않나요? 그렇다면 약간의 '쉼'이 필요한 때입니다.
하얀 꽃 덩쿨을 따라 피어난 하얀 꽃. 흰장미가 아침을 깨우며 어여쁘게 걸려있었습니다. ​ 장미는 보통 새빨간 색을 떠올리게 되는데- 흰장미는 쉽게 찾아볼 수 없어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빨간 장미와는 색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죠. ​ 숲속에서 마주한 뜻밖의 인연은 항상 설레게 하네요. 일상과는 다른 만남을 선사하는 이곳에서 천천히 걸음을 옮기면 소소하지만 의미있는 것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 소중한 사람과 함께 이 시간을 공유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습니다.
숲속에 집 하나 아침 고요수목원에는 자연과 잘 어울리는 건물들이 많습니다. 이름 그대로 고요한 숲속에 동화된 집들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 그래서인지 주말에는 방문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죠 서울 근교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은 좋지만- 사람들이 붐비는 계절에는 조심해야 합니다. 워낙 유명해져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니까요. ​ 수목원을 산책하며 이런 편안한 장소로 모여드는 사람들. 멀리서 이를 지켜보는 나. ​ 이날도 사람들이 많아서 다소 밀집도가 낮은 곳을 찾아 걸었습니다. 평일에는 시간내기가 힘든 요즘- 주말에는 이곳에서 다름 사람들과 시간을 공유하게 되네요. ​ 사람들 속 여유를 찾아봅니다.
고요하게 고요하게 자리잡은 건물은 신비함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날씨가 좋은 날에 살며시 드러나는 그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하죠. ​ 이 건물은 옛 한억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기와 지붕이 햇볕을 받아 따스하게 구워지고, 주위 나무들과 함께 동화되어 자연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 그 앞에 있는 작은 호수에는 연잎들이 동동 떠 있었고요. 수면에 반사되는 풍경은 물 속에 또 하나의 세상을 만들고 있네요. ​ 적당한 햇빛과 나무들, 물과 자연 한폭이 그림처럼 아름답게 펼쳐져- 마음에 담겼습니다. 고요하게 그려진 명화가 가슴을 울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