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tos (132) 썸네일형 리스트형 한적한 오후 공원 조금씩 조금씩 시간을 걷다 보면 어느새 계절이 지나쳐 간다. 무척 더웠던 여름이 한순간에 끝나고, 가을도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또 긴 겨울이 시작되었다. 겨울 전에 있었던 짧은 가을은 그 여운만 남아서 나에게 말을 건다. 지난 시간은 어떠했냐고, 묻는 그 가을에 '이번에도 별일 없었어.' 라고 대답한다. 어찌보면 무난히, 그리고 조용히 삶을 살았지만- 어떻게 보면 특별한 일 없이 너무 무미건조하게 시간만 지나버린 건 아닌지 살짝 걱정되기도 한다. 언젠가 피어날 때가 올 것이라고 기대하며 그 날을 위해 최대한 기운을 모은다. 화려하게 인생을 수 놓을 날을 위해 자연 대칭 대칭이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경우가 많다. 건축물에서도 보통 좌우 대칭으로 설계를 하고 나면 거의 오차가 없는 모습에 반하곤 한다. 그런면에서 보면 도시는 건축미가 복합된 공간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도시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녹지가 펼쳐지게 된다. 그리고 나무와 수풀로 구성된 공원에 가면 또 다른 대칭적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공원에서 가만히 길을 걷다보면, 조성된 길 주변으로 나무들이 줄 지어 서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자연이 만들어준 그림은 보는 이로 하여금 더 편안한 감상을 선사한다. 도시의 회색과는 다른 초록 질감과 햇빛이 녹아드는 그 모습은 마음을 정화하는 효과도 있다. 그래서 평소에는 충족할 수 없는 마음의 간질거림을, 바로 여기서 느껴본다. 가을 색감 그 계절이 지나고 나면 떠오르는 기억이 있습니다. 가을. 너무도 빠르게 지나가서 언제였는지 곰곰이 생각하게 됩니다. 한때는 따스한 가을 노을 빛을 받으며 흔들리던 꽃이 떠오르기도 하고, 또 한번은 그 꽃을 찾아온 손님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점점 서늘해져 가는 기온과 가을 그림자는 겨울을 향해 성큼 성큼 걸을을 옮기죠. 그 발걸음 뒤로 무너져 내리는 가을이라는 계절은 그 흔적만 남아 겨울 길에 채이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지나간 가을이라는 시간이 아직 흩어져 있나요? 내년이면 다시 찾아올 시간이지만- 지금 지나간 이번 가을은... 기억 속에 남겨봅니다. 가을 길 낮에는 약간 덥던 가을날 산책은 땀이 좀 났다. 내가 좋아하는 조용한 공원에 가서 시간을 보내본다. 이곳을 아는 사람은 드물거니와 온다고 하더라도 딱히 할게 없기 때문에 나와 비슷한 사람들만 찾게되는 것 같다. 한 여름에는 햇빛을 피할 길이 없어 오기 힘들고, 가을에는 바삭하게 말라버린 공기만 코 끝을 스치기 때문이다. 겨울에는 눈만 가득 쌓이겠지. '끊임없이 노력을 해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왜 일까?' 아직은 때가 되지 않을 것인지- 내 운명의 길이 아닌 것인지 지금은 알 수 없다. 상당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뒤돌아 보았을 때 겨우 알 수 있겠지. 그렇다면- 지금 이순간에는 그 운명의 시간이 올때까지 노력하는 방법밖에 없지 않을까? 아무리 힘들고 지치더라도 나는 이 '길'을 .. 말라버린 연잎 비 오는 여름에 연잎을 보면- 수분을 한껏 머금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초록 초록하면서 도톰한 연잎은 그 자체로 생명력이 충만하다는 것을 그대로 느낄 수 있죠. 하지만... 애석하게도 시간이라는 강력한 힘 앞에서는 스러지고 마는 존재 중 하나일 뿐입니다. 바싹 말라가는 연잎은- 지난 여름의 행복했던 모습을 아련하게 떠오르게 합니다. 차가운 겨울이 찾아오면 이마저도 떨어지고 물 속 깊이 뿌리 줄기만 남아- 새로운 봄을 기다릴 것입니다. 다 잘 될거에요. 나무 그림자 서 있는 것만으로도 '그림자' 그 자체가 된다. 어느날 산책을 하다가 고개를 돌려 나무 한 그루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하늘에 약간 무거운 구름이 이불처럼 넓게 깔려서 구름 너머를 볼 수가 없었죠. 그러다보니 왠지 사람들 얼굴도 거뭇하게 보이고 세상 모든 것들이 어둡게만 보였습니다. 그게 내 마음 때문인지 날씨 때문인지, 아니면 그 둘 모두인지- 아무튼 처음 이야기한 대로 제가 쳐다본 그 나무는 짙은 어둠을 안고 마치 모든 빛을 흡수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다시 말해 '짙은 그림자'색으로 칠해져 있었죠. 그 나무를 보는 내내 저의 시야도 조금씩 좁아져 시선을 빼앗기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고개를 돌려 다시 길을 걷고 있더군요. 그때 보았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생각합니다. 가을 정원 이제 가을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가을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계절이지만- 그 기간이 너무 짧게만 느껴져서 아쉬움도 함께 남곤 한다. 시원한 가을 바람이 살랑 살랑 흩날리는 오후에, 걷다 보면 햇살이 조금 따갑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럴때 나무 그늘 아래 들어서면 금방 시원해지며 가을 햇살에 달궈진 피부를 식혀준다. 그러면서 저 너머 보이는 정원은- 약간 마른 듯하지만 그래도 마지막 남은 초록을 가을 햇볕에 불태우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노랗게 익어 낙옆으로 우수수 떨어지겠지. 가을 산책 모든 운동의 시작은 걷기라고 생각합니다. 밖에 나가서 걷다보면- 그날의 날씨를 피부로 느낄 수 있고요. 천천히 한 걸음씩 옮기면서 발바닥으로 땅을 느낄 수도 있죠. 그리고 코를 통해 들어오는 공기와 눈을 지나온 햇살도 모두 아륾답네요. 옆에서 같이 걷는 사람이 있다면 손을 잡고 걸어보아요. 그 사람과의 시간을 나누고 있다는 신기한 생각도 문득 들 것 같습니다. 모든 행복을 함께 만들어 나누어요. 가을 호수 뜨겁고 습한 여름을 지나 점점 건조해지는 가을에 접어들면 호수에 나갑니다. 이제 시원해진 날씨에 물가에 가더라도 습하지 않거든요. 호수변을 거닐며 넓은 호수를 감상하노라면 이제는 정말 가을이구나 싶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바라만 보아도 마음에 여유가 생기며 마음이 진정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또 빠르게 지나간다는 생각도 들죠. '계절이 이제 곧 한바퀴 돌겠구나' 하고요. 곧 겨울이 찾아올 거라고요. 그래도 지금은 가을이니까- 이 시간을 깊게 들이마십니다. 그 안에 깃든 가을 바람과 호수의 정취를요. 헤엄치다 보면- 물속을 들여다 보았을 때 잉어들이 헤엄치고 있었다. 진한 주황색 얼룩이 있는 개체도 있고, 그저 짙은 회색의 개체도 지나가고 있었다. 아무 생각 없어 보이는 이들은 수면 위로 뭔가가 떨어지는 것 같으면 한달음에 달려들곤 한다. 누군가 이들에게 과자 부스러기라도 준 것일까 생각이 문득 든다. 뻐금- 뻐금 입을 벌렸다 닫으며 물 속에 있는 미세한 것을 삼킨다. 언제부터 시작되어 어디까지 이들의 시간이 이어질지 궁금해 지는 가운데- 나도 어느새 여기까지 이르렀는지를 생각해 본다. 그저 걷다가- 인생의 어느 한 순간에 잠시 정신이 든 것일수도 있고, 아직 깨어나지 못한 미몽 속에 빠져있을 수도 있다. 어느순간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눈을 뜨는 그 순간을 그려본다. 이전 1 2 3 4 5 6 ···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