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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오후 공원 조금씩 조금씩 시간을 걷다 보면 어느새 계절이 지나쳐 간다. 무척 더웠던 여름이 한순간에 끝나고, 가을도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 그리고 또 긴 겨울이 시작되었다. 겨울 전에 있었던 짧은 가을은 그 여운만 남아서 나에게 말을 건다. ​ 지난 시간은 어떠했냐고, 묻는 그 가을에 '이번에도 별일 없었어.' 라고 대답한다. ​ 어찌보면 무난히, 그리고 조용히 삶을 살았지만- 어떻게 보면 특별한 일 없이 너무 무미건조하게 시간만 지나버린 건 아닌지 살짝 걱정되기도 한다. ​ ​ 언젠가 피어날 때가 올 것이라고 기대하며 그 날을 위해 최대한 기운을 모은다. ​ 화려하게 인생을 수 놓을 날을 위해
자연 대칭 대칭이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경우가 많다. 건축물에서도 보통 좌우 대칭으로 설계를 하고 나면 거의 오차가 없는 모습에 반하곤 한다. 그런면에서 보면 도시는 건축미가 복합된 공간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 하지만 이런 도시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녹지가 펼쳐지게 된다. 그리고 나무와 수풀로 구성된 공원에 가면 또 다른 대칭적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 공원에서 가만히 길을 걷다보면, 조성된 길 주변으로 나무들이 줄 지어 서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자연이 만들어준 그림은 보는 이로 하여금 더 편안한 감상을 선사한다. 도시의 회색과는 다른 초록 질감과 햇빛이 녹아드는 그 모습은 마음을 정화하는 효과도 있다. ​ 그래서 평소에는 충족할 수 없는 마음의 간질거림을, 바로 여기서 느껴본다.
가을 색감 그 계절이 지나고 나면 떠오르는 기억이 있습니다. 가을. ​ 너무도 빠르게 지나가서 언제였는지 곰곰이 생각하게 됩니다. 한때는 따스한 가을 노을 빛을 받으며 흔들리던 꽃이 떠오르기도 하고, 또 한번은 그 꽃을 찾아온 손님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 점점 서늘해져 가는 기온과 가을 그림자는 겨울을 향해 성큼 성큼 걸을을 옮기죠. 그 발걸음 뒤로 무너져 내리는 가을이라는 계절은 그 흔적만 남아 겨울 길에 채이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 지나간 가을이라는 시간이 아직 흩어져 있나요? 내년이면 다시 찾아올 시간이지만- 지금 지나간 이번 가을은... 기억 속에 남겨봅니다.
가을 길 낮에는 약간 덥던 가을날 산책은 땀이 좀 났다. 내가 좋아하는 조용한 공원에 가서 시간을 보내본다. 이곳을 아는 사람은 드물거니와 온다고 하더라도 딱히 할게 없기 때문에 나와 비슷한 사람들만 찾게되는 것 같다. ​ 한 여름에는 햇빛을 피할 길이 없어 오기 힘들고, 가을에는 바삭하게 말라버린 공기만 코 끝을 스치기 때문이다. ​ 겨울에는 눈만 가득 쌓이겠지. ​ ​ '끊임없이 노력을 해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왜 일까?' 아직은 때가 되지 않을 것인지- 내 운명의 길이 아닌 것인지 지금은 알 수 없다. ​ 상당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뒤돌아 보았을 때 겨우 알 수 있겠지. 그렇다면- 지금 이순간에는 그 운명의 시간이 올때까지 노력하는 방법밖에 없지 않을까? ​ 아무리 힘들고 지치더라도 나는 이 '길'을 ..
말라버린 연잎 비 오는 여름에 연잎을 보면- 수분을 한껏 머금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초록 초록하면서 도톰한 연잎은 그 자체로 생명력이 충만하다는 것을 그대로 느낄 수 있죠. ​ 하지만... 애석하게도 시간이라는 강력한 힘 앞에서는 스러지고 마는 존재 중 하나일 뿐입니다. 바싹 말라가는 연잎은- 지난 여름의 행복했던 모습을 아련하게 떠오르게 합니다. ​ ​ 차가운 겨울이 찾아오면 이마저도 떨어지고 물 속 깊이 뿌리 줄기만 남아- 새로운 봄을 기다릴 것입니다. ​ ​ 다 잘 될거에요.
나무 그림자 서 있는 것만으로도 '그림자' 그 자체가 된다. ​ ​ 어느날 산책을 하다가 고개를 돌려 나무 한 그루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하늘에 약간 무거운 구름이 이불처럼 넓게 깔려서 구름 너머를 볼 수가 없었죠. ​ 그러다보니 왠지 사람들 얼굴도 거뭇하게 보이고 세상 모든 것들이 어둡게만 보였습니다. 그게 내 마음 때문인지 날씨 때문인지, 아니면 그 둘 모두인지- ​ 아무튼 처음 이야기한 대로 제가 쳐다본 그 나무는 짙은 어둠을 안고 마치 모든 빛을 흡수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다시 말해 '짙은 그림자'색으로 칠해져 있었죠. ​ ​ 그 나무를 보는 내내 저의 시야도 조금씩 좁아져 시선을 빼앗기고 있었습니다. ​ 그러다 문득 고개를 돌려 다시 길을 걷고 있더군요. 그때 보았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생각합니다.
가을 정원 이제 가을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가을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계절이지만- 그 기간이 너무 짧게만 느껴져서 아쉬움도 함께 남곤 한다. ​ 시원한 가을 바람이 살랑 살랑 흩날리는 오후에, 걷다 보면 햇살이 조금 따갑게 느껴지기도 한다. ​ 하지만 그럴때 나무 그늘 아래 들어서면 금방 시원해지며 가을 햇살에 달궈진 피부를 식혀준다. ​ 그러면서 저 너머 보이는 정원은- 약간 마른 듯하지만 그래도 마지막 남은 초록을 가을 햇볕에 불태우고 있다. ​ ​ 시간이 지나면 노랗게 익어 낙옆으로 우수수 떨어지겠지. ​
가을 산책 모든 운동의 시작은 걷기라고 생각합니다. ​ 밖에 나가서 걷다보면- 그날의 날씨를 피부로 느낄 수 있고요. ​ 천천히 한 걸음씩 옮기면서 발바닥으로 땅을 느낄 수도 있죠. ​ ​ 그리고 코를 통해 들어오는 공기와 눈을 지나온 햇살도 모두 아륾답네요. ​ 옆에서 같이 걷는 사람이 있다면 손을 잡고 걸어보아요. 그 사람과의 시간을 나누고 있다는 신기한 생각도 문득 들 것 같습니다. ​ 모든 행복을 함께 만들어 나누어요.
가을 호수 뜨겁고 습한 여름을 지나 점점 건조해지는 가을에 접어들면 호수에 나갑니다. 이제 시원해진 날씨에 물가에 가더라도 습하지 않거든요. ​ 호수변을 거닐며 넓은 호수를 감상하노라면 이제는 정말 가을이구나 싶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바라만 보아도 마음에 여유가 생기며 마음이 진정됩니다. ​ 하지만 시간이 또 빠르게 지나간다는 생각도 들죠. '계절이 이제 곧 한바퀴 돌겠구나' 하고요. 곧 겨울이 찾아올 거라고요. ​ ​ 그래도 지금은 가을이니까- 이 시간을 깊게 들이마십니다. 그 안에 깃든 가을 바람과 호수의 정취를요.
헤엄치다 보면- 물속을 들여다 보았을 때 잉어들이 헤엄치고 있었다. ​ 진한 주황색 얼룩이 있는 개체도 있고, 그저 짙은 회색의 개체도 지나가고 있었다. 아무 생각 없어 보이는 이들은 수면 위로 뭔가가 떨어지는 것 같으면 한달음에 달려들곤 한다. ​ 누군가 이들에게 과자 부스러기라도 준 것일까 생각이 문득 든다. 뻐금- 뻐금 입을 벌렸다 닫으며 물 속에 있는 미세한 것을 삼킨다. 언제부터 시작되어 어디까지 이들의 시간이 이어질지 궁금해 지는 가운데- 나도 어느새 여기까지 이르렀는지를 생각해 본다. ​ 그저 걷다가- 인생의 어느 한 순간에 잠시 정신이 든 것일수도 있고, 아직 깨어나지 못한 미몽 속에 빠져있을 수도 있다. ​ ​ 어느순간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눈을 뜨는 그 순간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