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

(140)
저녁 어스름 저녁 어스름. 저녁에서 밤으로 넘어가는 그 중간 즘- 이 시간은 언제 보아도 신비한 순간입니다. 해가 넘어가며 아스라이 번져가는 그 빛과 몰려오는 어둠이 뒤섞이고 있죠. 그와 동시에 지상에는 불빛들이 피어나며 밤을 수놓기 시작합니다. 여러 시간들과 모습들이 공존하는 장면을 사랑합니다. 매우 짧은 시간이기에 더 소중하고 아름답습니다. 이런 이미지의 시간과 공간을 몇개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나 하나 다시 꺼내볼 때면 마음이 훨씬 편안해지는 것이 느껴지네요. 이 저녁 어스름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요즘 광고에도 나오는 카피라이트가 있죠. "일상에 쉼" 많이 들어보셨을 거에요. 하루 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중간 중간 쉬어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휴식 없이 달리다보면 너무 지쳐서 한동안 아무것도 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죠. 흔히 아는 '번-아웃' 상태에 빠지기 때문에 회복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하지만 평소에 조금씩 쉬는 시간을 가지면 꾸준하게 일상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객관적으로 현재 컨디션을 확인하곤 합니다. 사람들마다 개개인의 체력과 기분이 다르기에- 본인만의 리듬을 알아두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혹시 지금 좀 피곤하진 않나요? 그렇다면 약간의 '쉼'이 필요한 때입니다.
하얀 꽃 덩쿨을 따라 피어난 하얀 꽃. 흰장미가 아침을 깨우며 어여쁘게 걸려있었습니다. ​ 장미는 보통 새빨간 색을 떠올리게 되는데- 흰장미는 쉽게 찾아볼 수 없어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빨간 장미와는 색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죠. ​ 숲속에서 마주한 뜻밖의 인연은 항상 설레게 하네요. 일상과는 다른 만남을 선사하는 이곳에서 천천히 걸음을 옮기면 소소하지만 의미있는 것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 소중한 사람과 함께 이 시간을 공유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습니다.
숲속에 집 하나 아침 고요수목원에는 자연과 잘 어울리는 건물들이 많습니다. 이름 그대로 고요한 숲속에 동화된 집들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 그래서인지 주말에는 방문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죠 서울 근교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은 좋지만- 사람들이 붐비는 계절에는 조심해야 합니다. 워낙 유명해져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니까요. ​ 수목원을 산책하며 이런 편안한 장소로 모여드는 사람들. 멀리서 이를 지켜보는 나. ​ 이날도 사람들이 많아서 다소 밀집도가 낮은 곳을 찾아 걸었습니다. 평일에는 시간내기가 힘든 요즘- 주말에는 이곳에서 다름 사람들과 시간을 공유하게 되네요. ​ 사람들 속 여유를 찾아봅니다.
고요하게 고요하게 자리잡은 건물은 신비함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날씨가 좋은 날에 살며시 드러나는 그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하죠. ​ 이 건물은 옛 한억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기와 지붕이 햇볕을 받아 따스하게 구워지고, 주위 나무들과 함께 동화되어 자연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 그 앞에 있는 작은 호수에는 연잎들이 동동 떠 있었고요. 수면에 반사되는 풍경은 물 속에 또 하나의 세상을 만들고 있네요. ​ 적당한 햇빛과 나무들, 물과 자연 한폭이 그림처럼 아름답게 펼쳐져- 마음에 담겼습니다. 고요하게 그려진 명화가 가슴을 울리네요.
옹기종기 모여 하루는 '아침고요수목원'에 방문한 날이었죠. 그때는 여름에서 막 가을로 넘어가던 시기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인지 약간은 서늘한 아침 기온과 함께 상쾌함 가득한 아침이었어요. ​ 수목원의 아침은 약간 축축한 흙냄새가 가득했던 것 같습니다. 새벽 동안 내려앉은 수분들이 땅과 식물, 그리고 꽃들을 흠뻑 적셔놓았죠. 그리고 해가 뜨는 아침에는 이들의 호흡으로 수분 가득한 정원이 우리를 맞이했습니다. ​ 조용히 산책하며 한걸음 한걸음 옮길 때 한구석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꽃들이 편안하게 다가옵니다. 작은 꽃들이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간직하며, 누군가- 알아봐주길 기다렸던 것 같아요. ​ 가만히 호흡을 가누며 잠시 마음에 품어봅니다.
미세먼지 아침에 일어났을 때 매우 흐려보여- 검색해본 미세먼지. 고농도의 미세먼지로 시작하는 아침은 약간 우울한 것 같습니다. 그만큼 우리 삶에 대기질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목도 칼칼하고 눈도 금방 뻑뻑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런 날에는 보건용 마스크가 필수죠. 그리고 가급적 외출은 삼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집밖은 위험해!'를 속으로 외치는 날씨. 동시에 맑은 하늘을 떠올리며- 오늘 하루가 얼른 지나가길 바랍니다. 따뜻한 차를 책상 위로 가져옵니다.
여름 수국 여름이 찾아오기 시작하면 피어나는 수국을 아시나요? 우리가 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잎이라는 것도 알고 계셨나요. 사실 수국의 꽃은 상당히 작다고 합니다. ​ 자세히 들여다 보아야 제대로 확인할 수 있죠. 하지만 신기하게 꽃 주위 잎들이 화려한 색상을 품고 있어 시선을 사로잡곤 합니다. ​ 처음 수국을 인지했던 시간은 제주도였습니다. 차를 몰고 한적한 거리를 지나다가 수국 밭을 발견하고 참 예쁘다고 생각했었죠. 그때는 잎이 꽃잎인줄 알았습니다. ​ 그리고 시간이 지나 또 하나의 여름 속에서 비온 뒤 빗물을 머금고 있는 진한 분홍색의 수국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토양의 성질에 따라 잎 색상이 달라진다고 들었던 것 같아요. ​ 다시 돌아올 수국을 기대해 봅니다.
비가 내린 후 여름에는 비가오는 날이 많습니다. 무덥기만해서는 점점 지쳐가죠. 하지만 이렇게 비가 종종 오고나면 아침 저녁으로는 시원해지고 식물들은 물을 흠뻑 마실 수 있습니다. 비 맞은 나뭇잎은 그 전보다 더 반짝이며 광택이 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조금 맺혀있는 물방울은 빛을 받을때마다 은은한 초록빛을 발합니다. 그곁을 지나갈 때면 촉촉하게 젖은 숲의 냄새가 머릿속을 상쾌하게 만들어줍니다. 땅의 젖은 흙 냄새도 한결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여름에 내리는 비는 이 계절에만 느낄 수 있는 정취를 선물합니다. 이 또한 여름의 행복입니다.
붉은 벽 여름 한 가온데- 비 내린 직후 벽에는 덩쿨식물이 붉게 번졌습니다. 벽을 타고 올라온 붉은 잎들이 화려하게 한면을 덮었네요. 잎들 사이로 보이는 벽의 원래 색상과 진한 갈색이 어우러져 이 시간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촉촉하게 젖은 잎은 더욱 시선을 사로잡는 매력을 발산합니다. 빨려들어갈 것 같은 진한 다홍색에 가까이 다가가 호흡을 느껴봅니다. 축축면서 서늘한 숨을 내쉬는 벽 앞에 서서 신선한 공기를 들이켜보았습니다. 아침에 조금 남은 피로가 씻겨나가고 새로운 활력이 가득 차는 것이 느껴지네요. 여름 아침의 시원한 붉은 벽은 해마다 다시 찾아와 우릴 기다리고 있습니다.